[Prologue] 곧,감 이게 최선일까?

여행 플랫폼 '곧,감'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니까

졸업전시를 끝내고 시간을 보내던 중 좋은 기회로 참가하게 된 해커톤 해,커리어. 작년 11월 한 달 동안 여행 플랫폼 곧,감에 시간을 쏟았고, 370팀 중 50팀에 선정되어 예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글을 시작으로 여행 서비스 '곧,감'을 리뉴얼하는 과정을 글로 기록하고자 한다. 왜냐면,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니까.

좋았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

이 프로젝트가 끝난지는 두 달이 흘렀다. 하지만 한 달이라는 다소 짧은 기간 안에 기획, 디자인, 개발을 진행하느라 놓쳤던 점이 많아 아쉬운 느낌이 계속 남았고, 스스로 떳떳할 수 있도록 끝을 보고 싶어졌다. 사용자 관점, 비즈니스적인 관점 그리고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다시 생각해보고, 기회가 된다면 개발자 분께 다시 연락해서 함께 개발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선하는 경험까지 지속하고 싶은 바람이다. 최대한 UX Process에 맞게 (Discover, Define, Develop, Deliver) 진행하며, 이 과정을 기록하고자 한다.

 

 

프로젝트 목표

해커톤은 끝났고 이제는 '공모전 수상'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없는데 왜 이 프로젝트를 다시 하려고 하는지, 이 프로젝트를 수정해서 얻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첫째. 포트폴리오 퀄리티 높이기

현재 포트폴리오 상에서 개발자분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는 대부분 해커톤인데, 단기간에 개발까지 완료해야 하는 해커톤 특성 상 Ideation 이전의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지만, 최소 5개월동안 UX 프로세스에 집중했던 졸업전시보다 신경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으니 최근에는 면접에 가서도 내 프로젝트를 내가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기도 했다... 포트폴리오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자신감있고, 남에게도 내 결과물을 설득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에 다시 담아낼 필요가 있다.

 

 

둘째. 개발자분들과 긴 호흡으로 깊게 소통하기

앞서서도 말했듯이 1년 동안 개발했던 몽글을 제외하고는 개발자 분들과는 대부분 해커톤을 통해 짧은 호흡으로 소통해왔다. 한때는 개발자와 협업해서 하나의 아이템을 만들어냈다는 사실 자체가 뿌듯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음만 먹으면 정말 다양한 루트를 통해 개발자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UXUI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다들 한 번은 개발자와 협업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즉, '개발자와의 협업 경험'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그렇기에 단순히 '개발자와의 협업'을 했다고 안주하고 있기에는 아직 배워야 할 점이 많아도 너무 많다. 개발자분들과 긴호흡으로 하나의 페이지라도 끊임없이 개선하는 경험에서 끊임없이 배워나가는 것이 나의 경쟁력을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셋째. 데이터를 분석해 개선하는 경험 해보기

최근 Product Designer들의 채용공고를 보면 꼭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정성적, 정량적 데이터'이다. 최근 아니 꽤 오래전부터 단순히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은 그 의미를 상실했다. 디자이너도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때문에 감각이 아니라 '데이터'를 근거로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개선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런 부분을 어필하고 싶어서 부끄럽지만 며칠 전 면접에서 디자인 시 강점을 '정량적인 데이터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해석한다'라고 말해버렸다. 하지만 면접을 끝나고 보니 아무리 정량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디자인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개선된 지표가 없다면, 그것은 단지 나의 주장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요약하면 '근자감'이라는 말이다.

 

기업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정성적, 정량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자인 방향성을 도출한 경험'이 필요한데, 막상 기업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정량적인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를 개선까지 이끌어나가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협업없이 디자인 프로토타입만 만들게 된다면 그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조금이라도 그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개발자와 협업하는 것이다. 특히 나의 경우 어플을 출시하고도 사용자를 모집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곧,감 서비스를 출시하고 사소한 부분이라도 개선해서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면 - 하는 바람이 생겼다.

 

 

 

뭐부터 하면 좋을까

목표를 자세히 작성하고 보니, 이 프로젝트에 있어 'UX 프로세스 관점에서 프로젝트 진행'와 '개발자분 컨택'이 중요해보였다. 하지만 아직 어떤 부분에서 어떤 식으로 개선이 필요한지 스스로 정확하지 않았기에 무작정 개발자분을 컨택하기보다 스스로 생각 정리를 할 시간부터 가지기로 했다. 개발자분들이 현재 바쁘실수도 있으니 사실 어떻게 흘러갈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고민하기보다 우선 행동하기로 했다. 

우선  Lean UX와 Data - Driven UX, 책 두 권을 빌렸다.

당분간은 책을 읽고,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해서 사용성 테스트를 하면서 지낼 예정이다.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 뒤 개발자 분께 컨택해보고자 한다. 개발자분들과 꼭 다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빠르게 성장하고자 한다. 지금은 막막하지만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언젠가 내 프로젝트에 확신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누군가 그걸 알아봐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며 '곧,감 리뉴얼' 프로젝트의 첫 번째 글을 마무리한다.